요즘 내 밥상 240804

이 더위 속에서 밥먹으며 살아가는 이야기. ^^

이 큰 냄비에는 찐 닭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.

사실 닭고기는 많지 않고 대부분 감자와 국수입니다.

찐 닭은 닭고기를 먹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닙니다.

^^

더운 날씨에 음식이 눅눅해지면, 그냥 가지고 있는 야채를 다져서 국수를 삶아 비빔국수를 만들곤 합니다.

어느 날, 호랑이콩으로 밥을 만들었는데 콩이 너무 맛있었어요. 저는 모든 콩을 좋아하지만, 제가 가장 좋아하는 콩은 호랑이콩이에요. 왜 이렇게 맛있을 수 있을까요? 이걸로 칠리를 만들어 먹으면 좋을지 궁금하네요. 요즘은 궁금한 날이에요.

특별한 메뉴가 없는 날은 꼭 샐러드를 만들어요. 어느 날 언니가 정말 서양식 먹고 싶어했는데, 집에 재료도 별로 없고 게으르고 뭐 만들까 고민하다가 치즈 케사디야와 복숭아 살사를 만들었어요. 여름에 과일로 살사를 만들면 기본으로 만들 수 있어요. 무염 감자칩을 사고 싶어하는 감자칩 러버의 결론. 이건 무염은 아니지만 꽤 짜요. 감자칩 리뷰를 읽다가 “무염으로 만들었어? 버렸어!
”라는 리뷰를 보고 “이게 내 감자칩이야. 그래서 주문한 거야.”라고 생각했어요. 이번 여름에 제가 이룬 가장 큰 성과였던 것 같아요. ^^ 토마토 새우 파스타. 가끔 토마토 파스타가 먹고 싶을 때가 있어요. 하지만 지금은 내가 만든 거친 파스타는 싫고, 멋진 파스타가 먹고 싶어요. 그런 파스타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어디 있을까요? 강남이나 성수동에 없는 괜찮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ㅠㅠ 네… 샐러드 또 하나. ㅎㅎ 그날 정말 식욕이 없어서 마요네즈, 요거트, 스리라차로 약물 드레싱을 만들어 드레싱 맛만으로 먹었어요. 김치 장인이 절인 물김치는 너무 맛있게 발효돼서 매일 냉면 파티를 해요. 초계국수는 아직 안 먹었는데 김치가 다 없어질까봐 걱정이에요. ㅎㅎ 이날은 오랜만에 돼지갈비찜을 먹었어요. 갈비찜하면 요즘은 소갈비찜이 생각나는데 오랜만에 돼지갈비찜도 맛있어요. 잘 발효된 양파김치와 함께 먹었더니 맛있었어요. ^^ 뭔가 깔끔한 게 먹고 싶어서 순두부에 새우소스를 살짝 뿌려서 가볍게 만들었어요. 반찬은 제가 가지고 있는 것만 썼어요 ^^ 이 날도 마찬가지였어요. 게살 계란말이, 오이절임, 구운 애호박, 간단하지만 맛있었어요. 입맛이 없고 면만 먹는 날. 소면을 삶아서 츠유와 참기름으로 살짝 양념하고, 잘게 썬 가리비 소스를 넣고 듬뿍 참깨잎과 참기름을 넣고 섞었어요. 제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만든 야키우동. 큰 삼겹살, 새우, 양배추, 콩나물을 볶아먹었는데 먹을 만했어요 ^^ 그리고 족발도 사서 먹었어요. 이번에는 우리 지역에서 유명한 화정족발에서 사서 먹었어요. 이곳은 너무 인기가 많아서 배달이나 예약은 안 받는데, 지나가다가 우연히 사왔어요. 기대가 엄청 컸는데 족발 자체는 맛있었지만 양념이 제 입맛에 좀 안 맞았어요. (짜고 한약냄새 ㅠㅠ) 예상대로 주엽동 털보 족발이 족발 최고에요. 그리고 더위도 있고, 조금 바쁘기도 하고, 게으름에 정크푸드 퍼레이드도 더해져서요. ㅎㅎ 날씨가 시원해지면 다시 건강하고 저염식단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? ㅠㅠㅠ 그리고… 선물이 참 좋네요. 5년 동안 기분이 좋아지면 정발산 올라가서 페리에주에 마시겠다고 노래했는데, 지금은 정말 기분이 좋아졌다고 하니까 얼마 전 생일에 친구가 페리에주에를 선물해줬어요. ㅠㅠㅠ 코로나때 엄청 아팠던 날부터 오늘까지 가슴아픈 사연들이 떠올랐고, 친구에게 고마웠고, 다 갚지 못해서 미안했고,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어요. 이번 생일선물은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했어요. 너무 소중해서 마실 수 있을까 싶어요. 아껴두고 정발산에 진짜 오르는 날 행복하게 마셔볼게요 ^^ 요즘 제 저녁상이에요 ^^ 너무 더운거 맞죠? 일단 밥 먹을 생각은 없어서 다음 저녁상 포스팅은 9월에는 못할 것 같아요… 아무튼 다들 더위 잘 견뎌내세요. 굿나잇!
^^